- 바이러스인 줄 알았더니 노화의 주범…노화 늦출 분자적 실마리 찾아 -
국내 연구진이 세포 내에 숨겨진 면역 신호인 ‘이중가닥 RNA(dsRNA)*’가 축적되어 발생하는 노화의 원인을 밝혀냈다. 특정 단백질을 통해 이 RNA의 양을 조절함으로써 노화를 늦출 수 있는 새로운 분자적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 이중가닥 RNA(Double-stranded RNA, dsRNA): 하나 또는 두 개의 RNA 가닥이 상보적인 염기쌍을 형성하여 이중나선 구조를 이루는 RNA.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바이러스 유래 dsRNA가 잘 알려져 있으나, 세포 내에서도 반복서열 전사, 상보적 방향 전사, 미토콘드리아의 양방향 전사 등에 의해 자연적으로 생성됨.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이승재 교수와 김유식 교수(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이 세포 내 이중가닥 RNA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단백질 ‘FARSA’**의 기능과 dsRNA 축적에 따른 면역 과활성화가 노화를 촉진하는 분자적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 RNA 항상성: 세포 내 RNA의 생성, 가공, 분해 과정이 균형을 이루어 적정 수준의 RNA 양과 질을 유지하는 상태. ** FARSA(Phenylalanyl-tRNA synthetase subunit alpha): 본래 세포 내에서 단백질을 합성할 때 페닐알라닌을 운반 RNA(tRNA)에 결합시키는 역할을 하는 효소. 이번 연구를 통해 이중가닥 RNA와 직접 결합하여 그 수준을 조절하는 새로운 기능을 수행함이 밝혀짐.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차세대 RNA 편집기술사업단)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에 5월 26일에 온라인 게재됐다.
노화는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신체 변화가 아니라, 세포 내부의 정교한 균형이 무너질 때 가속화되는 현상이다. 최근 학계에서는 세포 속 RNA가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RNA 항상성 붕괴’를 노화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본래 바이러스 감염 시 면역 반응을 깨우는 신호인 ‘이중가닥 RNA’는 우리 몸에서도 자연적으로 생성되는데, 외부 감염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이 어떻게 노화에 관여하는지는 그간 베일에 싸여 있었다.
연구팀은 나이가 들수록 세포 내에 이중가닥 RNA가 점차 증가하며, 이러한 축적이 수명 단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분석 결과, 기존에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로만 알려졌던 ‘FARSA’ 단백질이 이중가닥 RNA를 조절하는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을 활용해 FARSA가 이중가닥 RNA와 결합할 수 있는 특수한 구조를 지니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FARSA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유래된 이중가닥 RNA의 과도한 축적을 억제함으로써 세포의 노화 진행을 늦추는 역할을 한다. 특히 FARSA가 RNA 구조를 풀어주는 효소와 협력해 이들을 관리하며, 이 시스템이 고장 날 경우 면역 반응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어 노화가 촉진된다는 원리를 입증했다.
이승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 내 이중가닥 RNA 축적이 면역 과활성화를 유도해 노화를 촉진하는 구체적인 경로를 밝힌 데 의의가 있다”며, “FARSA 단백질의 새로운 기능을 발견함으로써 향후 노화 관련 질환의 원인 규명과 이를 조절하는 치료 전략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RNA 항상성 붕괴가 노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명확히 규명했지만, 향후 실제 인체 조직과 환자 유래 시료에서도 동일한 기전이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FARSA를 표적으로 한 조절 전략이 임상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 한국과학기술원, 손주연 연수연구원>
논문명 Phenylalanyl-tRNA synthetase FARS-1/FARSA balances longevity and immunity by downregulating endogenous mitochondrial double-stranded RNAs
저널명 Molecular Cell
키워드 double-stranded RNA(이중가닥 RNA), FARS-1/FARSA(페닐알라닐 tRNA 합성효소), Mitochondria(미토콘드리아), longevity(장수), immunity(면역)
DOI https://doi.org/10.1016/j.molcel.2026.04.030
저자 이승재 교수(공동 교신저자/한국과학기술원), 김유식 교수(공동 교신저자/한국과학기술원), 손주연 박사(공동 제1저자/한국과학기술원), 전문현 (공동 제1저자/한국과학기술원), 이한슬(공동저자/한국과학기술원), 임진아 박사(공동저자/한국과학기술원), 함석진 박사(공동저자/한국과학기술원), 박지수 박사(공동저자/한국과학기술원), 이종선 박사(공동저자/한국과학기술원), 정윤지 박사(공동저자/한국과학기술원), 이기윤 박사(공동저자/한국과학기술원), 민혜민 박사(공동저자/한국과학기술원), 강은석(공동저자/한국과학기술원), 장예림(공동저자/한국과학기술원), 공윤희(공동저자/한국과학기술원), 봉다정(공동저자/한국과학기술원)
1. 연구의 필요성 ○ 노화는 단순히 시간에 따라 몸이 낡는 과정이 아니라, 세포 내 정교한 균형이 무너진 결과이다. 최근 수많은 변화 중 RNA 항상성 붕괴, 즉 RNA가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현상이 노화와 각종 노인성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 다양한 RNA 중 이중가닥 RNA(double-stranded RNA, dsRNA)는 본래 바이러스가 침입 시 면역 체계를 비상사태로 전환하는 강력한 감염 신호다. 흥미롭게도 우리 세포는 바이러스 dsRNA처럼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는 내인성 dsRNA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런 dsRNA의 기능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외부 감염 없는 정상세포에서 만들어진 내인성 dsRNA가 나이가 들면서 어떻게 변하고 어떤 생리적 파장을 일으키는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 최근 만성 염증과 면역 오작동이 노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정작 세포 안에서 어떤 분자가 이 위험한 반응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정체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내인성 dsRNA의 생리적 실체를 밝히고 이를 조절하는 핵심 인자를 찾아낸다면, 우리 몸의 무너진 균형을 되찾고 노화를 제어하는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
2. 연구 내용 ○ 본 연구는 체내에서 생성되는 dsRNA의 항상성이 면역 반응과 노화 속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진은 늙은 예쁜꼬마선충과 인간 노화세포 모델에서 내인성 dsRNA 수치가 증가하며, 이 축적이 수명 단축과 연관됨을 보았다. ○ 특히 단순히 단백질 합성을 돕는 효소로만 알려졌던 FARSA 단백질의 숨겨진 기능을 새롭게 찾아냈다. 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인 AlphaFold3를 활용해 FARSA 내부에 dsRNA와 결합하는 특수 부위가 존재함을 예측하고, 이를 통해 내인성 dsRNA의 발현을 억제하며 노화 조절에 기여함을 입증했다. ○ FARSA는 우리 몸속의 미토콘드리아 유래 내인성 dsRNA가 면역 체계를 과도하게 활성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보안관 역할을 한다. 즉, 우리 몸속의 dsRNA를 외부 바이러스 신호로 오해해 발생하는 불필요한 면역반응을 차단함으로써 노화 속도를 늦추는 방어기전을 담당한다. 하지만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FARSA의 발현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이는 dsRNA의 증가로 이어진다. 결국 FARSA가 지키는 방어선이 무너지는 순간, 통제 불능 상태의 dsRNA가 면역 스위치를 무분별하게 켜며 노화를 가속한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본 연구는 우리 몸에서 생성된 내인성 dsRNA의 축적이 노화를 유도하는 직접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음을 규명함으로써 노화 연구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는 노화가 단순히 시간에 따른 손상의 축적이 아니라, 세포 내 신호 체계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생물학적 관리의 문제임을 보여주는 근거가 될 것이다. ○ 특히 미토콘드리아 유래 dsRNA가 면역 체계를 자극하여 노화를 촉진하는 구체적인 경로를 밝혀낸 이번 연구 성과는, 노화 및 노화 관련 질환에서 흔히 나타나는 만성 염증의 기전을 이해하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이번에 발견한 FARSA와 dsRNA 항상성 조절 경로는 향후 노화를 늦추고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강력한 타겟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 이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오랫동안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건강수명 연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우리 몸의 무너진 균형을 바로잡아 노화의 속도를 스스로 다스릴 수 있는 정밀 의학 시대의 실질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데 유용한 기초 데이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1) FARSA의 dsRNA 조절을 통한 면역-장수 균형 유지 역할 FARSA는 RNA 구조를 풀어주는 효소(DHX37)와 상호작용하여 세포질로 유출된 미토콘드리아 유래 dsRNA의 축적을 막고, 면역 활성화를 방지함으로써 노화를 지연시킨다. 반면 FARSA 기능이 저해되면, 세포질 내 축적된 dsRNA가 dsRNA 센서(RIG-I 및 PKR)에 의해 인식되고, 과도한 면역 반응을 통해 노화가 촉진된다. 이는 FARSA가 dsRNA 항상성 조절을 통해 면역-수명 균형 유지에 기여함을 시사한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한국과학기술원, 손주연 연수연구원]
연구 이야기 <작성 : 한국과학기술원, 손주연 연수연구원>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노화 과정에서 RNA 항상성 유지의 중요성을 규명하기 위해 본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세포는 다양한 종류의 RNA를 정교하게 조절하며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이러한 균형이 무너질 경우 단백질 합성 이상, 세포 스트레스 증가, 면역 반응 활성화 등 다양한 생리적 변화가 유도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 세포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이중가닥 RNA가 외부 바이러스 감염과 유사한 신호로 인식되어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이중가닥 RNA가 노화 및 관련 생리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규명하고자 했습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본 연구는 노화 및 유전학을 연구하는 이승재 교수님 연구실과 이중가닥 RNA 및 면역 반응을 연구하는 김유식 교수님 연구실의 공동연구로 수행되었습니다. 김유식 교수님 연구실에서 발굴한 이중가닥 RNA 결합단백질 후보군을 기반으로, 이승재 교수님 연구실에서 예쁜꼬마선충을 활용한 대규모 스크리닝을 수행하여 노화와 관련된 기능적 타겟을 선별하면서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두 연구실의 전문성을 결합하여, 예쁜꼬마선충과 인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이중가닥 RNA 조절 기전의 진화적 보존성을 규명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확장하였습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연구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스크리닝을 통해 도출한 후보 단백질 FARSA가 이중가닥 RNA 수준을 크게 조절함에도 불구하고, 기존에는 이중가닥 RNA 결합 단백질로 보고된 바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FARSA는 단백질 합성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로 알려져 있어, 이중가닥 RNA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한다는 가설을 입증하는 데에는 추가적인 근거가 필요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lphaFold3를 활용하여 FARSA가 이중가닥 RNA 결합 도메인과 유사한 구조적 특징을 가질 가능성을 예측했고, 이어 co-immunoprecipitation(Co-IP) 실험을 통해 실제 이중가닥 RNA와 상호작용함을 검증하였습니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FARSA가 이중가닥 RNA를 조절함으로써 면역 반응과 노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 연구들이 RNA 항상성 붕괴와 노화의 연관성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그 과정에서 작용하는 핵심 분자와 구체적인 작동 원리를 밝혔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습니다. 특히 단백질 합성 효소로 알려져 있던 FARSA가 이중가닥 RNA를 조절하는 새로운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을 규명한 것이 핵심입니다. 나아가 본 연구는 이중가닥 RNA 축적이 단순한 노화의 결과가 아니라, 면역 반응을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노화를 촉진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이중가닥 RNA 조절 또는 관련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노화 제어 전략 개발에 기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본 연구 결과는 노화 과정에서 이중가닥 RNA 축적이 면역 과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분자적 기전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향후 노화 관련 질환을 제어하기 위한 새로운 표적을 제시합니다. 특히 이중가닥 RNA의 생성 또는 축적을 조절하거나, 이를 인식하는 면역 반응 경로를 조절하는 전략은 노화뿐 아니라 만성 염증, 신경퇴행성 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결과를 실제 치료 전략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이중가닥 RNA 조절이 생체 내에서 면역 반응 및 다른 생리적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부작용 없이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해당 기전을 기반으로 한 표적 물질 발굴과 약물 전달 기술 개발, 그리고 동물 모델에서의 효능 및 안전성 검증 등 체계적인 연구가 이어져야 합니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이중가닥 RNA 결합단백질 후보군 중 FARSA에 초점을 맞추어 기능을 규명하였으나, 이중가닥 RNA 항상성 및 노화 조절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수의 후보 단백질들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들 단백질이 이중가닥 RNA의 생성, 안정성 및 제거 과정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관여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조절이 세포 및 개체 수준의 수명 조절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해당 후보 단백질들의 분자적 작용 기전을 체계적으로 규명하고, 이중가닥 RNA 항상성과 노화 간의 인과적 연결고리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출처: [BRIC Bio통신원] 세포 속 ‘면역 경보’ 이중가닥 RNA 조절해 노화 늦춘다 해당 한빛사 논문 Mol. Cell, Available online 25 May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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